지난 6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두달 간 UC Berkeley에서 교환학생으로 학업을 진행했다. UC Berkeley에서 UI Development 수업(CS160)과 Operating System and System Programming(CS162) 수업을 수강했다. 두 수업다 upper division, 주로 junior ~ senior 학생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었는데, 도전을 해보자는 목적으로 조금 빡빡하게 과목을 신청했다. 실제로 수업 로드도 빡세고 영어라는 언어적 장벽으로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간보다 1.5배는 적어도 더 사용해야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다.
UC Berkeley에서 느낀 부족함
학습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함을 많이 느꼈지만, 특히나 팀 프로젝트에서 느낀 점이 너무 많았다. 우선, 너무나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었다. 팀적으로는 이점이지만, 내 개인과 비교했을 때 배우는 속도가 적어도 1.5배 가량 차이가 났다. 이 뿐만 아니라 질문도 굉장히 뛰어나며, 두려움이 없다. 분위기 또한, 누구나 모를 수 있다는게 기본 전제였다. 이를 통해 이후에는 본인의 이해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설명까지 할 수 있었으며, 팀적인 기여에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22년 동안 모르는 것을 혼자 찾아보며 해결한 나에게는 속도적인 측면이건, 방법론적인 측면이건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 번도 그래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코드를 어느 정도 잘 짠다고 생각했었고, GIST에서 System Programming 수업을 들어 OS적인 내용도 미리 많이 사전에 준비해 간다고 생각했었다. 뿐만 아니라, 버클리에서도 열심히 수업듣고 여가 시간 없이 하루의 대부분을 투자했음에도, 버클리 학생들이 훨씬 더 잘했다. 내가 학기 동안 아무리 열심히해도 이들에게 닿기 어려웠다. 너무나도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고 느꼈고,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 조차 부끄럽게 다가왔다.
이 경험은 내게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자신감을 크게 잃었으며 근 몇달간 고민으로 이어졌다. 다행히도 이 고민을 먼저 느끼셨던 여러 멘토님들이 존재했었고, 그 답변들은 고민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조언
먼저, 미국에서 SW마에스트로 활동을 통해 실리콘밸리에서 커리어를 이어오셨던 한기용 멘토님께서 흔쾌히 산호세에서 만나주셨다. 관련된 상황을 말씀드렸고, 비교가 나를 갉아먹을 정도 가면 너무나도 불행해지고 과거의 본인과 비교하는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분명히 내가 가진 강점이 있을거기 때문에 이를 빨리 찾아내고 발전해서 임팩트(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주셨다. 일을 잘하는 것과 학습을 잘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관련해서도 글을 작성해주셨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눴던 것을 상기할 수 있었고, 위로받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멘토님께 감사드리며, 이 기억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듯 싶다.
재학 중인 심리학 교수님께서도 수업시간에 지능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미국에 가면 주변의 동기들 때문에 자괴감을 많이 느끼셨다고 하셨다. 정확히 나와 일치해 질문을 드렸다. 답변은 결국에는 조금 더 많이 준비하고 시간을 사용했고, 그러다보니 조금 익숙해지면서 3~4년차부터는 어느 정도 맞춰나가실 수 있으셨다고 말씀주셨다. 이 답변은 굉장히 정직하고 명확했기 때문에 와닿았다. 부족하면, 간단하게 조금씩 더 하면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대협 멘토님께도 우연히 질문할 기회가 생겨 내 경험에 비추어 질문을 드렸었는데 비슷한 경험을 인생에서 두 번 느끼셨고 그 경험들은 평생 못잊으실 경험이라고 말씀주셨다. 실제로 멘토님께서도 자바 커뮤니티를 운영하셨고, 자바를 어느 정도 잘하신다고 생각하셨는데 외국계 회사에 커리어를 진행하시면서, 주변 사람들의 굉장히 높은 수준에 좌절감을 느끼셨다고 하셨다. 너무나도 분함을 느끼셨다고 하셨는데 너무나도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래서 그 상황에서 멘토님께서 생각하셨던 강점을 찾으려 하셨고 그 강점은 더 많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멘토님께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업무를 먼저 도맡아 진행하셨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에서 시스템 장애를 가장 많이 해결하신 사람이 되셨다고 하셨다. 구글에서도 세계에서 탑급 인재들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들으셨다고 하셨는데, 기존에 해결하신 방법과 동일하게, 강점을 바탕으로 입지를 다져나가셨다고 하셨다.
강점의 중요성
결국 이에 관해 고찰해본 결과, 현재 위치와 무관하게 누구나 다 느끼는 감정이며, 극복 방법도 대부분 비슷하다는게 가장 놀라웠다. 이 감정은 좋든 나쁘던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누구에게나 주었다. 결국 극복해야 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강점을 잘 살려 그 강점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찾아야한다. 분명히 사람마다 본인이 가진 강점이 있을 것이고 그 강점을 최대한 경쟁력있게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를 통해 작은 자신감을 더 찾아나가고, 더 좋은 결과를 내면 된다.
이와 더불어 결국 잘한다는 기준은 끝도 없기에 비교에도 끝이 없다. 특히 나는 압도되는 격차에 좌절감을 많이 느껴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조금 나아졌고, 끝없는 성장의 필요성과 겸손함을 배웠다. 그렇기에 부족함을 느끼는 데에 적당한 동기부여로서 활용하는 것은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나를 갉아먹을 때까지 가는 것은 위험다고 느꼈다.
결국에는 지금 가진 것들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잘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찾아가는게 중요하다. 굳이 따지면, 항상 노력으로 성취를 이뤄왔기 때문에 조대협 멘토님과 비슷하게 무언가에 대한 집착과 몰입이 지금 갖고 있는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모호한 부분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가시적인 강점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노력해온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